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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의 ‘종업원 감독책임’ 입증 놓고 ‘팽팽’
법인의 ‘종업원 감독책임’ 입증 놓고 ‘팽팽’ 양벌규정 개정싸고 검찰·재계 신경전 양벌규정 개선방안을 둘러싸고 검찰과 재계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검찰은 종업원의 영업상 위법행위가 인정되면 법인(사업주)의 감독상 과실이 추정되도록 하고 법인이 무과실을 입증하는 경우에 한해 면책받을 수 있도록 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계는 법인의 감독상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가 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재계는 한발 더 나아가 불필요한 양벌규정을 폐지해 최소화하는 등 보다 과감한 양벌규정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법무부가 20일 양벌규정 개선방향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서울서초구염곡동 IKP센터에서 개최한 '형법개정 및 양벌규정 개선 공청회'에서 양측은 법인의 종업원에 대한 감독상 책임의 입증책임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구승모 평택지청 검사는 "양벌규정이 검사가 사업주의 감독상 과실책임을 입증하는 경우에만 법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경우 실무상 과실입증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의 어려움으로 인해 결국 양벌규정이 사문화될 것"이라며 "이는 법인의 법률적·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실책임을 (양벌규정의 적용)요건으로 할 경우 법인의 관리감독상의 과실유무를 조사해야 하나 감독책임의 주체가 누구인지, 그가 어떤 내용의 관리감독 책임을 지는지 여부를 조사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감독책임 준수여부에 대해 법인 내부에서 은밀히 사후적으로 진술을 맞춰 조작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아 공소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피의자(법인)가 평소 종업원에 대한 지휘·감독상의 철저한 주의의무를 준수했다는 허위 주장을 하고 법인에 대해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종업원이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면 무혐의나 무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검사는 또 "법인의 감독상 과실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기업전반을 조사할 필요가 생겨 오히려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상당하다"며 "양벌규정에 책임주의를 관철한다고 하더라도 종업원의 영업상의 위법행위만 입증되면 법인이나 사업주의 과실을 추정해 자신들의 무과실을 입증하는 경우 면책받을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법인의 과실책임주의 원칙을 확립하는 내용의 양벌규정 개선방안이 도입된다면 그동안 관리·감독 의무가 없거나 현실적으로 관리가 불가능한 경우까지 모두 법인에 책임을 물렸던 데 따른 불합리성이 해결될 것"이라며 "입증책임을 법인 대신 검찰이 지도록 한다면 기업인들이 안심하고 경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팀장은 "검찰에서 법인의 불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기업인을 소환하는 일이 빈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검찰에서도 불법행위 당자자를 우선 소환해 회사 대표가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상당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에만 소환조사를 할 것으로 본다"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벌규정을 그대로 둔 채 처벌을 피할 수 있게 하는 방식보다 종업원을 관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의미없는 양벌규정을 선별해 규정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양벌규정의 법리적 문제점을 해결해 위헌소지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400여개가 넘는 양벌규정 개수부터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이날 수렴된 의견 등을 바탕으로 각 양벌규정 소관 부처와의 의견 조율을 거쳐 연내에 400여개 양벌규정 전반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재홍 기자 nov@lawtimes.co.kr Copyright (c) The LawTimes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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