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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재정신청’… 처리싸고 ‘골머리’
급증하는 ‘재정신청’… 처리싸고 ‘골머리’ 서울고법, 올 4월까지 1,372건… 2006년 비해 10배 이상 늘어 3개월이내 처리 엄두 못내… 전담재판부 운영 신중 검토 법원·검찰, 이유설시 정도싸고 "짧게" "자세히" 대립까지 개정형소법 시행으로 재정신청사건이 전면 확대돼 사건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법원이 사건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재정신청을 받아 들여 공소제기명령결정서를 작성할 경우 이유설시를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법원과 검찰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등 재정신청 전면 확대 5개월이 다 되었지만 제도정착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고법은 올해 개정형소법의 시행에 따라 재정신청사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형사재판부를 2개 늘이는 등 나름대로 재정신청사건 증가에 대비했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워크숍을 열어 재정신청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4월까지 서울고법에 접수된 재정신청사건은 모두 1,372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437건과 비교해 볼 때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 신청건수는 재정신청사건 확대 전인 2006년 법원에 들어온 사건 254건과 비교할 때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로 인해 훈시규정인 처리기간 3개월내 처리는 빠듯하다. 그동안 법원에서는 사건부담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있었다. 민사 재판부를 하나 줄이고 대신 형사사건을 담당하게 하자는 의견을 비롯하여 “재정신청사건을 꼭 ‘형사부’에서만 담당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며 민사 재판부와 행정 재판부 등에서 나눠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이와 관련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재정신청사건을 형사부에서만 하라는 법은 없다며 나눠서 해달라는 의견이 나왔으나 재판부가 가지고 있는 사건들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형사사건은 형사재판부에서 하는게 좋지 않겠느냐는 게 다수의 의견이었다”며 “지금 민사 재판부나 행정 재판부 역시 일이 많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고심끝에 서울고법은 현재 배석판사를 3명 두는 ‘재정신청 전담재판부’를 지정, 운영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지난 1월과 2월 재정신청사건을 신설 재판부에서 맡아서 했는데 그때 2개 재판부에서 한달에 300건이 넘는 사건을 처리했다”며 “전담재판부를 지정해 전담하게 한다면 사건처리 면에서는 효율성을 거둘 수도 있겠지만 재판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정신청사건은 사실 많은 재판부가 꺼리고 있는데 그것을 전담으로 한다는 것은 ‘떠넘기기’로 보여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법원에서 공소제기명령을 하면서 그 이유설시를 어느 정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법원과 검찰이 서로 엇갈리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고법은 현재 공소제기명령을 내릴 때 1심 재판부에 심증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가급적 간략하게 이유를 적고 있다. 일부 재판부는 예를 들어 ‘위 사건은 공소를 제기함이 상당하므로’라고 간략하게만 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재판부의 업무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1심 법원에서 예단을 가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부의 한 판사는 “기소가 되면 1심 재판부에 기록을 건네주게 되는데 그 때 예단을 심어줄 우려가 있어 가급적 이유설시를 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쪽에서는 공소유지를 위해서는 법원이 이유설시를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수사재기명령도 아니고 검찰에서 한번 불기소처분했던 것을 기소하라고 결정을 내릴 때는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며 “적어도 무슨 이유때문에 기소를 하는지는 검찰이 알아야 공소유지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재정신청사건과 관련된 사건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법원과 검찰이 서로 다를수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기다리지 않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재정신청사건의 경우 관련 민사사건이 꼭 하나씩 붙어있기 마련”이라며 “민사와 결론이 다르게 날 수는 있어도 민사사건에 들어있는 자료는 재정신청사건을 할 때도 건너오기 때문에 굳이 판결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또 다른 판사도 “1심 재판부일 경우에는 더더욱 하급심을 기다릴 필요가 없고 항소심 사건일 때는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1심 판결도 있고 하니 정황판단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민사사건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면 재정신청사건 처리는 더 늦어질수 있으므로 효율적인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엄자현 기자 mini@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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