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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재판 검사.변호사, 딱한 처지 피고에 '온정'
참여재판 검사.변호사, 딱한 처지 피고에 '온정' "법정에선 서로 머리싸움을 했지만 밖에서는 우리도 가슴 따뜻한 사람입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공방을 벌였던 검사와 변호사가 피고인 측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나란히 온정을 베풀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21일 오후 8시께 광주지법 1층. 공판절차를 마치고 배심원들이 유.무죄와 형량을 평의하고 있을 무렵 정경진 수사 검사는 화장실을 가다 아이를 안고 있는 피고인의 남편 A씨를 만났다. A씨는 셋째 아이를 낳고 산후 우울증으로 둘째 아이를 숨지게 한 아내에 대한 재판을 참관하기 위해 이날 내내 법정에서 아이를 안고 있었다. A씨를 눈여겨 봤던 정 검사는 A씨에게 다가가 아이의 나이를 물어 생후 5개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신도 출생 5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인 정 검사는 변호사가 '정말 매몰찼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법정에서는 냉철했지만 법정 밖에서는 부자의 딱한 사정을 그냥 넘길 수 없어 지갑에 있던 돈을 꺼내 A씨에게 건넸다. 정 검사는 23일 "시민 배심원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법복을 입지 않고 양복을 입고 있었던 덕분에 지갑을 갖고 있었다"며 "공판절차가 끝나 재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작은 성의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정 검사의 대학후배이면서도 한 치의 양보없는 공방을 벌인 김정호 변호사도 피고인 가족을 돕는데 있어 '장외경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국선 변호인인 김 변호사는 피고인 가족의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돕고, 분유.기저귀 값을 전달하기도 했으며 A씨가 일자리를 얻는 것을 돕고 있다. 김 변호사는 "사건을 접했을 때 피고인이 비정한 어머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10번 이상 접견과 피고인 가족들을 대하면서 심성이 착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피고인 가족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내 마음이 편하려고 조금이나마 도왔다"고 말했다. 한편 피고인은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2시께 광주 북구 운암동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지 않고 칭얼거린다"며 생후 18개월 된 딸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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