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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법정 '증인'?
에어컨이 법정 '증인'? 중앙지법 특허침해사건 구술심리에 출두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358호 중법정. 법대 앞에 에어컨이 등장해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법원청사는 중앙집중 냉방장치가 설치돼 있어 에어컨이 필요치 않고 또 에어컨을 켤 정도로 날이 무덥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 :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 심리로 18일 열린 에어컨 판매금지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LG전자측 대리인이 에어컨의 ‘원패널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어컨이 법정에 서게 된 이유는 LG전자가 “‘원패널(One Panel)’디자인 스탠드형 에어컨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캐리어 에어콘회사를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은 난해한 특허관련 사건의 경우에는 가급적 법정에서 구술심리를 하고 있다. 문제가 된 원패널 디자인은 바람 토출구 등을 옆면으로 옮기는 식으로 정면의 돌출부위를 없애 한 장의 패널로 만들어 깔끔한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앞면 패널부분에 그림, 문양을 넣어 작년 큰 매출을 기록한 디자인이다. “에어컨 앞에서 나오던 바람을 측면과 뒷면으로 빼고 앞면을 꾸며 미관을 향상시켰습니다” 이날 양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율촌과 김앤장의 변호사들은 에어컨 뚜껑을 여는 등 에어콘 구석구석을 손으로 짚어가며 재판부에 서로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진땀을 뺐다. 이 사건 재판장인 민사50부 이동명 수석부장판사는 “앞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기록을 안보고 법정에서 보고 들은 것으로만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면서 “특허사건은 기록이 너무 두껍고 어려워 변리사들에게 보여줘도 이해 못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정에서 재판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이 앞으로 점점 중요해 질 것”이라면서 “이런 방안을 점차 확대해서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이날 재판 때 “계속 똑같은 소리를 하시는데 피신청인이 뭘 침해했는지 핵심을 짚어서 설명하세요” “왜 무효인지 답변서나 그림만 봐서는 모르겠습니다” “다음 기일에 20분을 줄테니 그 안에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게 준비하세요” 등 변호인측에 짧고 요약된 변호를 요청했다. 한편 현재 원패널 디자인은 캐리어에어컨 외에 다른 에어컨업체에서도 생산 중이어서 이번 판매금지 가처분의 결과는 올 여름 에어컨시장의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영 기자 irene@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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