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법조타운 장애인 편의시설에 무관심
법조타운 장애인 편의시설에 무관심 전용 주차장은 ‘생색용’… 전용 화장실은 검찰청사에 1곳 뿐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제정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1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으나, 법원과 검찰 등 법조청사를 찾는 장애인들은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법률신문이 20일 법 시행 후 처음 맞는 제28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서울서초동 법원과 검찰청사를 점검한 결과 장애인 편의시설이 상당히 미흡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먼저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서문쪽 민원인 주차장에 9면의 장애인차량 전용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장애인 전용주차공간에 주차된 차량 10대 중 단 2대만 장애인 차량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일반 민원인 차량으로 파악됐다. 장애인편의증진법령은 일반인이 장애인전용 주차장에 주차할 경우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도록 하고 경고판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 장애인 전용공간에 주차하는 얌체 차량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고 있다. 승용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인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화곡동에 사는 조모(52)씨는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목발을 짚고 검찰청사를 방문했으나 승강기를 찾을 수 없어 20여분을 헤매는 등 곤혹을 치렀다. 장애인 전용승강기를 장애인 주차장 인근에 두도록한 법규정 때문에 승용차 운전자들은 승강기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조씨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 검찰청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지하주차장에 있는 장애인 승강기를 찾기가 어려울뿐만 아니라 거리도 서문입구에서 200m가 넘어 걸어가기도 쉽지 않다. 조씨는 "청사를 관리하는 분들은 나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고충을 전혀 모르는 것 같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불평했다. 또 공공기관의 업무시설을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등편의증진법 제3조는 승강기 규격과 관련해 2007년2월 법이 개정되기 전에 지어진 건물의 경우 폭 1.1m 이상, 깊이 1.35m 이상으로, 그 이후 신축된 건물의 경우에는 폭을 50cm 더 넓혀 1.6m 이상을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또 승강기 조작도 버튼식으로 하되 시각장애인이 감지할 수 있도록 층수를 점자로 표시하도록 하고, 층수를 선택 또는 취소하는 사항과 출입구 방향에 대해서는 음성안내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지검은 총 8개의 승강기 중 한 곳에 장애인 전용승강기를 설치하고 있지만 일부 층에는 의무사항인 승강기 버튼 점자표시조차 없다. 특히 중앙지검 내에는 장애인 전용화장실이 지하 1층에 위치한 종합민원창구 앞에 설치된 것 외에는 전혀 없어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공중화장실등에관한법률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청사에는 장애인 전용화장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검청사에 설치된 대부분의 화장실은 입구의 너비가 60cm, 개별칸은 45cm정도로 좁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조차 없는 실정이다. 장애인들에 대한 편의시설이 열악하기는 서울중앙지법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전용승강기는 법원청사내 단 한군데도 설치돼 있지 않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라고는 승강기 앞에 낮게 부착된 시력장애인을 위한 점자버튼이 전부다. 승강기의 폭도 상당히 좁아 휠체어 장애인의 경우 승강기 이용이 매우 곤란하다. 또 장애인편의증진법 제17조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의 시설주는 주차장법령이 정하는 설치비율에 따라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시행규칙에 '차 대수 1대에 대하여 폭 3.3미터이상, 길이 5미터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법원동관 뒷편에 마련된 8면의 장애인 전용주차장은 휠체어 장애인이 차에서 내릴 공간조차 없을 정도로 좁게 만들어져 있다. 게다가 장애인 전용주차장이라는 표지판도 사라져 일반 민원인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주차를 하고 있다. 17일 확인결과 전용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중 장애인증서를 부착한 차량은 단 3대에 불과했다. 특히 중앙지법의 장애인 전용화장실은 환경미화원들이 창고로 사용하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법정이 있는 층에는 장애인 전용화장실이 아예 한 곳도 없다. 민사법정 화장실의 경우 입구 턱이 10.4cm나 돼 휠체어 이용자가 들어갈 수 없으며, 형사법정 화장실은 입구에 턱은 없지만 출입구 폭이 70cm정도로 좁아 휠체어 사용자의 출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법원·검찰청사는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대상에서 계속 제외돼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홍현근 팀장은 "2004년 처음 센터를 개설한데다 전국 각지의 시설을 다 조사하기에는 역부족인 면이 있었다"며 "조사인원 및 예산이 부족해 법원, 검찰에 대한 장애인편의시설조사를 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화장실협회 관계자는 "올 1월 시행된 개정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령이 법조청사처럼 법령시행 이전에 지어진 건물을 규제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현재 공공기관 내에 장애인 전용화장실 설치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접 단속하거나 재제를 가할 수는 없는 형편이어서 계도차원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lawtimes.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