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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대법원이 허용여부 판단해야
재정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대법원이 허용여부 판단해야 서울고법, 처리기준 제시… 기소여부는 검찰기준 최대 존중키로 필히 기재하는 ‘신청이유’수준과 증거조사 범위는 결론 못내려 재정신청 범위를 전면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지 3개월이 지나고 있으나 법원이 재정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허용여부와 ‘증거조사 범위’ 등 실무적인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같은 민감한 문제들은 대법원이 구체적인 사건에서 판단해야 할 몫으로 남게 됐다. 서울고법(법원장 오세빈)은 지난 17일 서기석 형사재판연구회장 등 형사재판부 부장판사와 배석판사들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재정신청사건 운용방안 세미나’를 열고, 재정신청사건의 처리기준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전국 고등법원의 재정신청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법관들은 이용구 판사로부터 ‘재정신청사건의 처리방안’에 관한 발표를 듣고 적정하고 효율적인 사건 처리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재정신청사건을 3개월 안에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고,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허용여부 △결정문의 이유기재 △혐의인정 기준 △혐의가 인정될 때 ‘기소할 만한 사안’인지 여부에 대한 결정기준 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정신청을 할 때 반드시 적어야 하는 ‘신청이유’의 수준과 법원이 할 수 있는 증거조사의 범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의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즉시항고’ 허용되나= 형소법상 재정신청에 대한 불복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불복’이 ‘즉시항고’까지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은 ‘대법원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하고 일단 불복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대법원에 송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형소법 제262조4항은 신청인이 법원이 내린 재정신청 결과에 대해 ‘불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형소법 제415조(재항고)는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해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 등의 위반이 있을 때에는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검찰 기준 존중할 것= 서울고법은 재정신청을 인용할 때 검찰의 기준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유죄로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합리적인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있을 때에만 혐의를 인정하기로 하고,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기소여부에 대해서는 검찰의 기준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검찰의 기소편의주의와 유사한 사안에서의 다른 피의자들과의 형평성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공소제기 결정을 하기로 했다. 특히 구약식을 할 만한 사건에 대해서는 보호법익, 벌금형이 신분에 미치는 영향 등 외에도 검찰의 구약식 기준을 참고해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 증거조사·신청이유 등 추가 논의 필요= 그러나 증거조사의 범위와 신청서에 기재하는 신청이유 등과 관련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형소법은 법원이 필요한 경우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법원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범위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지 또는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원은 “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는 반면 검찰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청인이 재정신청을 할 때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신청이유’의 수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신청인이 종종 “검찰조사가 잘못됐다”는 식으로 간단히 적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신청이유를 기재한 것으로 봐야 하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이에대해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엄격하게 해석하면 ‘안된다’고 하겠지만 억울하다고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는데 그런식으로 기각되면 신청인은 더욱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일단 적어놓은게 있다면 이유를 적은 것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법원의 또 다른 판사는 “이유에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한다’는 등으로 적을 경우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하기 때문에 불복한다’는 의미가 될 뿐”이라며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보인다”고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엄자현 기자 mini@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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