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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업계 ‘채권추심공정화법안’ 주목
“대리인자격에 법무사 포함”… 국회통과땐 불황탈출 기폭제 국회서 공청회… 법사위 심의거쳐 23일 본회의 상정계획 금융-정치권 반대·찬성 입장차 극명… 통과싸고 진통 예상 ‘채권추심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 공청회를 거치는 등 국회 통과를 향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자 법무사업계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소비자대리인의 자격에 법무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소비자대리인은 의뢰인의 신용상담은 물론 채권추심업자와 의뢰인의 채무의 범위에 대해 협상하고 교섭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법안이 통과되면 법무사의 사회적 위상강화에도 적지않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 홍보이사인 구숙경 법무사는 “법안이 통과되면 법무사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사실행위에 대한 대리권을 갖게 된다”면서 “이는 법무사의 사회적 위상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 법률안은 상환독촉에 시달리는 채무자들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주도해 발의됐다. 특히 이 법안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신용회복 4대 특별대책’ 공약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채권추심업체의 불법적인 추심행태는 우리 사회의 근간인 가족제도까지 위협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법률지식이 취약하고 경제적으로도 약자인 채무자들이 추심업자들에 대응할 수 있는 대등한 지위를 갖추게 하기 위한 법안” 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말하는 ‘대등한 지위’란 법안에 의해 신설될 ‘소비자대리인’제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법안은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상환과 관련해 대리인을 선임하면 채권추심업자는 그 대리인을 통해서만 추심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심업자가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박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채 이용자는 이미 3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사금융의 불법추심에 시달리는 이들만도 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법무사 업계로서는 300만명의 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셈이다. 현재 부동산등기업무 의존도가 90%를 넘는 법무사업계로서는 업무를 다각화하고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구 법무사는 “과거 경·공매신청대리권을 획득하고도 경·공매상담시장에 진입하지 못해 업무영역확장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서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신용상담교육 등 협회차원의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법무사협회 공정환 협회장은 “법안이 법무사업계에 얼마만한 이익이 될 것인지 가늠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상담업무 교육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찬아 국회의 법 통과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공청회에서는 이 법안에 대한 금융권과 정치권의 입장차이가 극명했다. 금융권 인사들은 “이 법안이 금융기관의 정당한 채권회수까지 무리하게 막아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채권추심업자가 채권을 추심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일삼는 등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불법적인 채권추심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그 처벌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맞섰다. 국회 정무위는 이번 공청회에서 논의된 문제점들을 반영해 대안법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정무위를 통과하면 법사위 심사를 거쳐 오는 23일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박 의원측 관계자는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위원회 대안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에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돼도 법무사업계가 혜택을 실현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다른 직역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법안은 소비자대리인으로 법무사 외에도 변호사와 신용상담사를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 법이 새로 신설하는 신용상담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구 법무사는 “신용상담사 등과 달리 법무사는 채무변제가 불가능해질 경우 파산·회생신청으로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사 사무실의 몸집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자대리인 업무는 신용상담을 비롯해 채무의 재조정에 관한 협상, 채무변제가 어려울 경우 파산회생신청까지 어어지는 업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법무사 1인에 사무원 5인을 두는 사무실 구성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법무사 법인이나 대규모 합동사무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의 법무사업무영역확대특별위원회 준비위원장인 김효석 법무사는 “협회차원에서 소비자금융센터와 같은 비영리 단체를 조직해 이 업무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소외계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각종 시민단체들이 비영리법인을 구성해 이 업무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협회차원에서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태 기자 kwonyt@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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