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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 법원판사제도 대대적 개선 착수
대법원, 설치의 적정성 여부·인사문제 등 집중점검 법원노조서도 설문조사… “임용방법 개선해야” 93% 넘어 장기근무에 법원행정력은 못미쳐 간이판사제 도입 주장도 시·군법원 판사 제도가 대폭 개편될 예정이다. 대법원이 올 상반기부터 시군법원의 전반적인 운영현황에 대해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여러 문제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재 점검 결과를 토대로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11월 말이나 늦어도 12월초순에는 개선방안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이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각 시군법원 설치의 적정성 여부 △시군법원 판사의 임명과 배치 등 인사사항 △재판에 관련된 문제 △직원이 1명뿐인 시군법원에 관한 문제 △등기소와의 관계 △예산배정 및 집행에 관련된 사항 등을 포함한 시군법원 운영 전반이다. 대법원이 이처럼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자 법원노조는 원로법조인의 시·군법원 판사 임용관행을 비판하면서 간이판사나 부판사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원로법관들의 처우를 개선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 시골주민에 사법서비스 확대= 지난 95년 9월 도입돼 올해로 12년째를 맞고 있는 시·군법원 판사 제도는 그동안 중소도시나 군지역 등 시골에 사는 지역주민들에 대한 사법서비스의 질을 향상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군법원이 없던 시절에는 순회심판소가 설치돼 있었으나 판사가 상주하지 않고 한 달에 1회 정도만 재판을 열어 신속한 재판이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은 순회심판소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보다는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법원의 본원이나 지원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시간적·경제적으로 큰 곤란을 겪었다. 대법원이 순회심판소를 폐지하고 전국에 105개 시군법원을 설치하고 부터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지역주민들은 재판을 받기 위해 멀리 떨어진 법원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덜게 됐으며, 특히 정착단계에 접어든 지방자치제도와 맞물려 지역발전에도 커다란 기여를 했다. ◇ 승복률 월등히 높아=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시군법원의 상소율은 실질처리건수 1만4,951건 중 1,773건(11%)으로 전국 1심법원의 상소율인 21%를 크게 밑돌았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도 이어져 10월까지의 상소율이 9%로 한 자리 숫자를 기록, 같은 기간 동안의 전국 1심법원의 상소율 19%의 절반에 불과했다. 불복률이 낮은 이유는 시군법원에서 근무하는 판사들 가운데 풍부한 경험을 가진 원로법조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군법원에서 근무하는 판사는 모두 61명으로 이중 판·검사 및 변호사 출신 원로법조인은 21명에 이른다. 포천시법원 임희동 판사는 “순환보직이 아니고 한 판사가 계속 있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이나 주민들이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고 장점을 얘기했다. 경기지역의 또 다른 전임 시군법원 판사는 “변호사를 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사안의 실체를 많이 볼 수 있어 일반 판사들과 다르게 보고 판단할 수 있다”며 “단순한 형식논리가 아닌 실체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의 한 관계자는 “변호사나 판사 등의 생활을 오랫동안 하시다 오신 분들은 단순 업무능력은 어떨지 몰라도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조정·화해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소액사건이나 조정 등을 주로 맡는데 전임 시군법원 판사 제도 도입의 취지도 그렇고 단순 업무능력 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원로법관 임용 자질검증 논란 = 최근 법원내부에서 일부 전임 시·군법원 판사의 ‘횡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면서 원로법관임용에 대한 찬반이 뜨겁다. 법원노조는 1일 “법원노조 경기강원본부가 최근 4년간 수도권 지역의 시군법원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공무원 100여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임 시군법원 판사 임용방법에 대해 92.3%가 개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법원노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판사와 비교했을때 대국민사법서비스차원에서 전임 시군법원 판사의 업무능력에 대한 질문에서도 62%가 일반판사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대답했고, 판공비나 재판운영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거나 권위적인 모습, 직원들에대한 하대·폭언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법원노조는 “이같은 문제는 전임시군법원 판사에 한번 임용되면 10년간 임기가 보장되고 시군법원까지 법원의 행정력이 거의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 이라며 “전임시군법원 판사 임용시 재판업무수행 능력이나 전문성·공익성 등에 대한 검증을 거치고 법관인사위원회에 시민단체 등의 참여를 보장하고 간이판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판사로서의 재판 업무 외에 다른 사회적경험이 많은 분들로 하여금 재판을 하게하는게 원로법관들의 전임시군법원판사 임용취지이고 또 필요한 부분” 이라며 “일부의 문제점을 마치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시군법원의 한 판사는 오히려 처우에 맞게 대우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도를 만들었으면 원 취지에 맞춰서 여건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원로 변호사 중 부장금 대우를 해줘야 할 사람을 뽑는다고 하지만 시군법원 판사들은 법원 판사 다음으로 취급받는 분위기가 있다. 변호사 하다 왔으니까라며 이도 저도 아닌 취급을 하면서 판사노릇을 하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엄자현 기자 mini@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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