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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권 논의 공론의 장에서 이뤄져야"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소속 평검사 127명은 19일 오후 3시30분께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평검사 회의'를 열어 검사들의 뜻을 모은 뒤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수사권 논의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결과'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평검사들은 건의서에서 "현재 사개특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사권 조정은 경찰 수사 현실을 반영해 법제화한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국가 수사구조를 변경하는 논의로 왜곡되고 있다"며 "이로인해 우리 형사사법제도가 후퇴할 것이 매우 우려되는 만큼 마냥 지켜볼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이 주장대로 통제받지 않는 수사권을 갖게 된다면 10만명이 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경찰조직이 마음대로 수사를 할 수 있고 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수사권 논의는 소수의 몇 사람이 시간에 쫓겨 급하게 결정할 것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가 수반되는 큰 공론의 장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오후 10시40분까지 무려 7시간 이상이나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한 검사는 "평검사들의 총의를 모으기 위해 참석 검사들이 모두 각자의 의견을 밝히느라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일부 검사들은 검찰에게도 잘못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은 앞서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구본선 대검 기획조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검찰은 수사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는 문제와 검사에 대한 복종의무라는 표현을 수정하기 위한 검찰청법 개정에 대해서는 반대한 적이 없다"며 "문제는 형사소송법 제196조1항을 삭제하는 등 수사현실의 반영이 아닌 변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구 과장은 "형소법 규정을 삭제해 경찰에게 수사개시권을 부여할 경우 일본처럼 문제있는 경찰관들에 대한 검사장의 징계소추권, 경찰의 권한 분산을 위한 자치경찰제, 선거사건 등의 통제를 위한 공안위원회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개적인 장소에서 국민들에게 경찰의 주장처럼 제도를 바꿔도 되는 것인지 논의를 하고 합리적인 통제장치를 두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8시 국무총리실 주재로 열린 '검·경수사권 조정회의'는 검찰과 경찰 양측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대검 관계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감"이라며 "향후 국회논의과정에 충실히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윤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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