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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법인 설립 '인가주의'로 전환
비영리법인 설립 '인가주의'로 전환 법인의 합병·분할 규정도 신설… 채권소멸시효는 5년으로 단축 한국민사법학회, 하계 학술대회서 '민법 개정시안' 발표 법무부가 민법 전면개정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법인’과 ‘시효제도’에 대한 개정시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현재 허가주의인 비영리법인 설립이 인가주의로 전환되고 등기나 인도 등 형식적인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출연재산이 재단법인에 귀속하게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법인 아닌 사단과 재단’이 새로이 민법에 편입되고 ‘법인의 합병분할’에 관한 규정들도 신설된다. 현재 10년인 채권소멸시효는 5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시안은 향후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올해 말경에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민사법학회(회장 하경효)는 법무부와 공동으로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2010년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김대정 중앙대로스쿨 교수가 ‘법인에 관한 민법 개정시안’을, 김성수 경찰대 법학과 교수가 ‘시효 및 제척기간에 관한 민법 개정시안’을 각각 발표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발표된 민법개정시안은 지난해 2월 구성된 민법개정위원회의 제3분과위원회와 4분과위원회에서 마련한 것들로 향후 법무부가 발의할 법인과 시효에 관한 민법개정안의 초안이 될 예정이다. 발표자인 김대정 교수는 민법개정위원회 제3분과위원회 위원장이고, 김성수 교수는 민법개정위원회 제4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비영리법인 설립은 ‘인가주의’로, 재단법인 출연재산귀속은 ‘등기주의’로= 개정시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영리법인의 설립을 허가주의에서 인가주의로 개정한 제32조다. 현행 제32조는 비영리법인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시안은 이러한 ‘허가주의’ 대신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주무관청에 인가를 신청해 비영리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인가신청을 받은 주무관청은 선량한 풍속 및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한 반드시 인가하도록 해 인가에 대한 주무관청의 재량을 제한했다.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요건으로는 △5인 이상의 사원이 있을 것 △1,000만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을 것 △다른 법인과 동일한 명칭이 아닐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비영리 재단법인의 경우에는 △1억원 이상의 재산을 출연할 것 △다른 법인과 동일한 명칭이 아닐 것 등을 규정했다. 비영리 재단법인의 출연재산의 귀속시기에 대한 제48조도 개정 대상이다. 현행 제48조는 재단법인의 출연재산은 재단법인의 설립등기시나 출연자의 사망시에 재단법인의 재산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물권변동의 효력에 대해 등기주의를 취하고 있는 민법 제186조와 모순되는 것이다. 개정시안은 이러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재단법인의 출연재산도 등기나 인도 등 필요한 형식적인 요건을 갖춘 시기에 법인에 귀속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또 설립자의 사망 후에 재단법인이 성립한 경우에 출연재산과 관련해서는 설립자의 사망 전에 재단법인이 성립한 것으로 보도록 했다. 법인설립이 설립자의 생전처분에 의하든 유언에 의하든 어떤 경우에도 출연재산이 상속인에게 귀속하지 않고 곧바로 재단법인에 귀속하도록 한 것이다. ◇ ‘법인 아닌 사단과 재단’과 ‘법인의 합병과 분할’ 규정 신설= 개정시안은 그 동안 판례와 학설로만 인정돼왔던 ‘법인 아닌 사단과 재단’에 대한 규정을 신설했다. 법인 아닌 사단과 재단은 사단이나 재단의 실체를 가지고 있지만 법인격을 취득하지 않은 단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무관청의 허가나 인가에 의해 법인을 설립하도록 하는 법체계 내에서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개념이다. 이에 대해 개정시안은 제39조의2를 신설해 법인 아닌 사단과 재단에도 주무관청의 인가나 등기를 전제로 한 규정을 제외한 제3장 법인편의 규정을 준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법인의 합병과 분할에 관한 규정도 신설했다. 현행 민법은 비영리법인의 합병이나 분할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실제에서는 우회적인 방법들을 통해 비영리법인의 합병과 분할이 자주 행해지고 있다. 개정시안은 제3장 법인편에 총 14개 조문으로 구성된 제4-2절을 신설해 비영리법인이 법인을 청산하고 새롭게 설립하는 등의 우회적인 방법 대신 간편한 방법으로 합병·분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 채권의 소멸시효, 5년으로 단축= 개정시안은 채권의 소멸시효를 대폭 단축했다. 현행 민법 제162조는 채권을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권리관계를 조속하게 확정시키기에는 10년이라는 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따라 개정시안은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과 채무자를 안 때부터 5년동안 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하도록 규정했다. 개정시안은 이외에도 시효제도와 관련해 △단기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고 △부동산 점유취득시효제도의 요건으로 선의·무과실 추가 △자주점유의 추정 규정 삭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행사기간 5년으로, 장기행사기간 20년으로 변경 등을 담고 있다. 민법개정시안은 자구수정 등의 수정작업을 거친 후 오는 8월9일에 열리는 민법개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확정된 개정안은 몇차례 공청회 등을 거친 후 올해 말께에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임순현 기자 hyun@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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