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동산등기법 50년만에 전면 손질
부동산등기법 50년만에 전면 손질 개정안 입법예고, 등기사무 전산처리 원칙… 예고등기제는 폐지 실무상 인정하던 선례·부동산 관련예규 법률로 격상 공동저당 대위등기 규정 신설… 직권말소 근거규정도 지난 60년 제정된 부동산등기법이 반세기만에 전면 개정된다. 종이 문서와 수작업으로 처리되던 등기사무가 전산처리사무방식으로 변경되고, 명의자의 권리행사를 제약한다는 비판이 있었던 예고등기제도 폐지된다. 또 등기효력발생시기 등 학설과 판례, 등기실무상으로 인정되던 각종 중요 사항들이 모두 법률로 명문화된다. 재야법조계는 개정 법안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고 있지만 예고등기폐지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법무부는 9일 국민의 부동산에 관한 권리보전을 도모하고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는 내용의 ‘부동산등기법 전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절차에 들어갔다. 개정안은 우선 등기전산화 완료에 따라 종이등기부를 전제로 한 규정과 용어를 삭제해 원칙적으로 등기사무를 전산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했다. 94년 시작된 등기전산화작업이 지난 2002년 모두 완료돼 현재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등기사무가 전산정보처리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음에도 현행법은 여전히 종이등기부를 전제로 한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전산처리방식을 특례형태로 규정하고 있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따라 ‘등기용지’, ‘날인’, ‘별책’, ‘신청서 편철부’ 등의 용어도 함께 사라진다. 등기신청절차는 전산정보처리 시스템을 이용한 전자신청과 등기소 방문신청으로 구분해 규정했다. 개정안은 또 오랜기간 판례와 실무상으로 인정되어 왔던 선례와 부동산 관련 예규를 법률에 편입시켜 격상했다. 등기의 효력발생시기와 관련해 등기관이 등기를 마치면 그 등기의 효력은 접수한 때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전세금반환채권 일부양도에 따라 전세권 일부이전등기를 할 경우 양도액을 함께 등기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공동저당에 의한 후순위 저당권자의 저당권 대위가 발생한 경우 이를 별도로 등기할 수 있도록 공동저당 대위등기규정도 새로 마련했다. 본등기를 한 경우 가등기 이후의 등기를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할 수 있는 근거규정도 마련된다. 현행법에는 가등기 이후에 된 가등기상 권리를 침해하는 등기에 대한 말소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등기명의인의 권리행사를 제약하고 집행방해의 목적으로 악용되는 등의 폐해가 지적돼 왔던 예고등기제도는 폐지된다. 현행법은 매매 등 등기원인의 무효·취소로 인한 등기의 말소 또는 회복을 구하는 소송이 제기된 경우 그 무효·취소로써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즉시 예고등기를 촉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고등기는 특정등기에 대해 소송제기사실을 공시해 경고적 효력만을 가질 뿐이지만 실제 예고등기가 되면 부동산거래가 중단돼 권리행사가 제약되는 등 사실상의 처분금지효과가 발생해 등기명의인이 입는 불이익이 크고 집행방해의 목적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예고등기가 폐지되더라도 처분금지가처분을 통해 경고적 효력을 대체할 수 있어 제3자 보호가 특별히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개정안은 법률사항으로 보기 힘든 세부적인 등기실무사항을 대법원규칙 또는 등기예규 등 하위법령으로 위임함으로써 조문체계도 정비했다. 법무부는 오는 30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한 뒤 다음달 국무회의를 거쳐 연말 또는 내년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등기법 개정’ 재야법조계 반응= 개정 법안에 대해 변호사와 법무사업계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예고등기의 폐지에 대해서는 적지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일부 악용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거래안전을 보호하는 순기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예고등기는 소송이 제기돼 불안전해진 거래상황을 보호하는 기능으로 이러한 순기능을 대체하는 다른 제도를 찾지도 않은 채 폐지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당장 폐지하기보다는 대체입법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고등기 자체를 폐지하기보다는 주로 악용되는 경매부동산에만 한정해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초동의 유모 법무사는 “예고등기는 주로 경매부동산의 낙찰가를 떨어뜨리는 용도로 악용돼 왔다”면서 “경매부동산에 한정해 예고등기를 허용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면 예고등기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악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기회에 부동산에 대한 권리이전청구권 압류등기제도도 마련해야 한다는 추가의견도 나왔다. 대한변협은 “권리이전청구권의 목적물인 부동산 자체의 처분을 금지하는 효력를 부여하는 것이 부동산집행제도는 물론 일반채권집행의 경유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면서 “부동산에 대한 권리이전청구권의 가압류·압류명령도 등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용태 기자 kwonyt@lawtimes.co.kr 김재홍 기자 nov@lawtimes.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