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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 증명서' 신설 등 새로운 공시제도 마련해야
'성년후견 증명서' 신설 등 새로운 공시제도 마련해야 성년후견인제 도입 위한 민법개정안 공청회 법무부가 민법 전면 개정작업의 첫 단추로 마련한 ‘성년후견제 도입안(▼하단 관련기사·법률신문 2009년 9월21일자 9면 참조)’에 대해 대체로 고령자와 성년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를 위한 선진입법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졌다. 하지만, 거래안전을 위해 가족관계등록부에 ‘성년후견사항증명서’를 신설하는 등 행위능력에 대한 새로운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후견인 보수를 지급할 능력이 부족한 장애인 등을 위해 국가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제도를 활성화하고, 법원이 성년 장애인 등 피후견인의 개인별·상황별 특성에 적합한 후견범위를 정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전문가나 장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특별보좌관의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 6층 그레이스홀에서 성년후견제 도입을 위한 민법 개정안 설명 및 토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형석 서울대 교수는 “개정안이 현행 민법의 구조를 크게 허물지 않으면서도 최신 입법경향을 반영해 피후견인의 충실한 보호를 도모하는 데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보호의 필요가 있는 성년자의 인간 존엄성에 비춰 그의 의사와 능력을 가능한한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법제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호 보건복지가족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도 “이번 개정안은 성년후견에 대한 국가정책의 패러다임을 시혜에서 인권중심으로, 요보호자의 지위를 대상에서 주체로 전환시키는 선도적인 입법”이라며 “특히 피후견인의 자기결정권과 잔존능력 활용, 장애수준에 맞는 후견제도의 개별화, 신상보호 등 후견범위 확대를 통한 다양한 사회적 요구반영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다만, 개정안의 취지대로 법원이 피후견인의 특성에 맞는 후견인의 직무범위를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전문가나 장애전문가 등으로부터 해당 성년 장애인의 개인별 상황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구할 수 있는 특별보좌관제도를 신설해야 한다”며 “이는 후견인 및 후견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 전권을 갖고 있는 법원의 업무부담을 경감시킬 뿐만 아니라 후견판정의 합리성을 보장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치산·한정치산제도가 사라지고 성년후견과 한정후견, 특정후견, 임의후견(후견계약)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이를 공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유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새로운 성년후견제도들이 도입되면 요보호자와 후견인, 거래 상대방 등 법률행위 당사자 모두 후견범위와 대리권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받아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족관계의등록등에관한법률을 개정해 혼인관계증명서 등 기존 5종류의 신분사항별 증명서 외에 ‘성년후견사항증명서’를 추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년후견제를 도입한 외국의 입법례를 보면 영국은 지속적 대리권의 공시방법으로 공공신탁관리소(Public Trust Office)에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를 두고 있고, 프랑스는 출생증서등록부에 관련사항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후견등기등에관한법률’에 따라 후견등기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독일은 일반적인 공시방법은 없지만 누구든 이해관계 있음을 소명하면 법원의 성년후견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 부장판사는 “성년후견사항증명서를 성년후견에 관한 독립된 증명서로 만들어 공시하되 발급청구권자를 본인과 가족, 후견인, 이해관계를 소명한 거래상대방 등 제한된 범위로 한정함으로써 본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거래 상대방의 보호를 적절하게 조화시켜야 한다”며 “부정발급이나 신분정보의 부당한 이용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규정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이 후견인에 대한 보수지급 책임을 전적으로 피후견인 개인에게 맡겨 둠에 따라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성년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예산지원 등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형 나사렛대 교수는 “성년후견제를 도입한 외국의 사례를 보면 (후견인) 보수의 문제가 제도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성년후견제도가 기본적으로 사회복지적 성격을 가지려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역할을 법 규정에 명시해야 하며 이를 통해 공익적인 입장에서 무연고의 장애인 등에 대서는 후견인 선임청구권한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도 행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안을 확정한 뒤 오는 12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김재홍 기자 nov@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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