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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몇 줄이라도 상고기각 이유 달아줘야"
"단 몇 줄이라도 상고기각 이유 달아줘야" 변호사들, 심리불속행제도 문제점 지적 줄이어 “단 몇줄이라도 좋으니 제발 기각하는 이유라도 달아주세요.” “1·2심 판단이 달랐던 사건이라면 최소한 심리라도 열어 어느 판단이 옳은지 알려줘야 할 것 아닙니까.”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현)가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회원들로부터 접수한 ‘대법원 심리불속행제도에 대한 의견’에는 심리불속행제도의 문제점을 하소연하는 변호사들의 의견들이 줄지어 접수됐다. 변호사들은 현행 심리불속행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변호사에 대한 의뢰인의 신뢰를 훼손시켜 사법제도의 불신으로 번질 수 있다는 데 목소리를 모았다. 의견서를 제출한 이 모 변호사는 “2~3년 공을 들여 승소한 1심판결을 항소심에서 아무런 증거제출도 없이 파기해 버리고 이에 불복해 상고하더라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돼 버리면 변호사조차 의뢰인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면서 “결국 심리불속행이 사법불신을 배가시키는데 일조하는 것” 이라고 꼬집었다. 김 모 변호사도 “심지어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도 심리불속행 기각을 받고 몹시 불편해 하는 경우를 직접 본 일도 있다”면서 “간략하지만 이유라도 달아서 기각해주면 판결을 받아보는 당사자가 법원을 신뢰할 수 있을텐데 형식적 문구로 기각을 해 버리고 나면 당사자는 법원을 더 원망하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환하지 않는 인지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박 모 변호사는 “변호사끼리 이야기로는 상고하면 80~90%는 심리불속행 기각된다고 한다”면서 “비싼 인지대를 부담하고 상고하여 심리도 하지 않고 기각되면 의뢰인 얼굴을 볼 수 없다. 심리불속행하는 경우에는 인지대라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소가가 10억원이면 인지액만 811만원이고 소가 100억원이면 인지액이 7,111만원이나 된다”면서 “심리불속행으로 처리하고 환급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제공한 역무와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들은 심리불속행제도가 남상고나 무익한 상고를 적절히 여과하기 위해 불가피한 제도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 제도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 모 변호사는 “1·2심 판단이 달랐던 사건에 대해서는 최소한 심리를 열어 어느 심급의 판단이 옳은지 설시해 줘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면 최종적 사실심인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기 위해 보다 더 신중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상 심리속행사유 중 하나인 ‘중대한 법령위반’이 무엇인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변호사는 “해당 규정이 너무 추상적이다 보니 심리불속행의 여부가 주심 대법관 개개인의 재량에 너무 의존해 편차가 심한 것”이라며 “대법원규칙으로라도 기준을 정해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용태 기자 kwonyt@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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