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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형사처벌 가능한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형사처벌 가능한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1항 싸고 논란 ‘경제대통령’이라 일컬어지며 인터넷 논객을 자청했던 ‘미네르바’ 박모(31)씨가 구속되자 그를 형사처벌 할 수 있을지를 두고 법조계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앞서 적용법조인 전기통신기본법의 모호한 법규정을 둘러싼 위헌논쟁도 점점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검찰이 적용한 법률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1항이다. ‘인터넷 이용자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해당 법조항이 실제로 적용돼 처벌된 선례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법조항의 모호성으로 인해 포괄적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그 정도 글을 올리는 것은 용인돼야 하는데 구속까지 한 것은 너무하다는 입장과 사실상 공인과 같은 영향력을 얻은 박씨가 의견표명수준을 넘어 정부정책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렸다면 문제가 있다는 지적 등이 갈린다”고 법원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 ‘허위사실’ ‘고의’ 여부 주요쟁점= 전기통신기본법상 미네르바의 글들이 허위인지 또 허위인지 알고 글을 올렸는지가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이다. 현재 미네르바가 12월29일 올린 ‘긴급공문발송 1보’라는 글이 사실인지를 두고 기획재정부와 검찰, 네티즌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미네르바의 글이 단순한 의견의 피력인지 아니면 사실인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라며 “12월29일 이전까지의 글들은 의견으로도 볼 수 있는 여지도 많았고 그래서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12월29일의 글은 그 동안의 글과는 양상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근래에 들어서는 자신 글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자신을 해외 경제전문가라고 하는 등 속임수를 쓰기도 해 대중을 혼란시켰고 이번 구속을 통해 그런 점은 이미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식적으로 “미네르바의 경제현상에 대한 분석, 예측, 의견이 잘못됐다고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가 ‘허위사실’을 유포했기 때문에 처벌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많은 글 중에서 문제가 된 2건의 글이 허위사실을 담고 있어 법률위반이 분명한 이상, 불법행위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허위인지 여부는 앞으로 수사를 통해서, 또 재판을 통해서 밝혀질 부분이다”며 “그때 당시의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허위여부는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글들이 허위임을 전제로 했을 때, 미네르바가 허위인지를 알고 있었는지는 형사처벌과 관련해 주요한 구성요건”이라며 “허위인지를 알았다면 고의를 인정할 수 있겠지만, 진실이라고 착각하고 글을 올렸다면 단순 과실범에 해당돼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공익을 해할 목적’ 있었나=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미네르바는 이미 여러 차례 글을 인터넷에 올려왔고 본인도 언론을 통해 자신이 경제대통령이라고 칭해지는 것과 일반 대중이 자신의 의견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12월29일 ‘대정부 긴급공문발송 1호’라는 제목으로 ‘정부가 주요 7대 금융기관과 수출입 관련 주요기업에 달러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공문으로 전송했다’는 글을 올렸다는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충분히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목적범’이라는 것은 목적에 대한 확정적 인식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을 해할 목적에 대한 미필적 인식으로도 족하다”며 “또 결과범적인 성격이 강해 실제로 공익을 해했다면 목적이 인정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미네르바의 글로 인해 실제로 정부의 경제정책이나 당시의 경제상황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면 공익을 해할 목적이 추정될 수 있다”며 “또 미네르바의 경우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에 좌지우지되는 일종의 익명의 공적인 인물이었고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글을 올렸기 때문에 국민들에 대한 일방예방적 차원에서도 처벌을 해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왜 하필 정부가 외환정책에 신경을 쓰고 있는 그 시점에 그 글을 썼는지, 그 글로 인해 정부의 환율정책을 흔들 의도가 있었는지가 의심된다”며 “대중들이 자신의 글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글로 인해 정부의 경제정책(달러매수자제요청)이 정부 의도대로 실현이 안될 수도 있었던 만큼 그런 방해의도가 있었는지는 앞으로 심문을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포괄적 규제조항 위헌소지 있어= 전기통신기본법의 처벌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심리가 진행 중이라 헌법재판소의 판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전기통신기본법상의 ‘공익을 해할 목적’은 정확히 무엇인지가 불명확하고 해석에 따라 여러 경우를 포괄해 규제할 수 있는 만큼 명확성의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전기통신기본법은 형벌법규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있다”며 “처벌법규는 누구나 예측가능할 수 있게 엄격하게 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위헌결정이 내려질지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이 많은 상태다. 같은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법이 불분명하고 명확하지 않은 감이 있지만 이것이 종국적으로 위헌인지 여부는 또 별개”라며 “앞으로 헌재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irene@lawtimes.co.kr Copyright (c) The LawTimes All righ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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