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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회생절차 회사' 감사관리 엄격히
[ 2008-11-28 ] 법원, '회생절차 회사' 감사관리 엄격히 경영 문제있으면 먼저 문책… 탈법방치땐 손배책임 물어 선임시기도 회생절차 개시때로 앞당겨 초기부터 경영감독 임기만료땐 실적보고 등 엄정한 평가거쳐 연임여부 결정 법원이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회사의 감사에 대한 감독을 한층 강화한다. 감사에 대한 평정이 실시돼 평정이 좋은 감사는 실적에 따라 연봉이 인상되는 반면 평정이 나쁜 감사는 연임에서 탈락돼 퇴출된다. 특히 회생회사의 경영진이 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관리인에 앞서 감사를 먼저 문책하고, 감사가 경영진의 탈법행위를 알고도 방치한 경우에는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법원은 감사 선임시기를 ‘회생절차개시’ 때로 앞당겨 회생회사의 경영활동을 조기부터 감독해 나갈 계획이다. 법원의 이번 조치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그동안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감사의 역할을 강화해 회생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끌어올려 조기회생을 이뤄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법원장 신영철)은 지난 17일 서초동 법원청사 4층 중회의실에서 제5차 회생회사 감사전체회의를 열고 ‘회생회사 감사의 엄격통제 및 회생회사에 대한 감독강화’ 방침을 밝혔다. 고영한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는 “일부 감사의 경우 실질감사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감사직을 하나의 자리로만 인식하고 여기에만 매달리는 처신을 보이기도 한다”며 “감사 스스로 매너리즘과 무사안일 및 형식주의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커서 다른 임직원들의 비리나 무사안일 및 문제점 등을 바로잡는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감사 통해 회생회사 감독 강화= 과거 회사정리절차는 절차를 신청한 기존 경영자를 경영에서 배제하고 법원이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그러자 경영권 박탈을 우려한 기존 경영자들이 정리절차신청을 회피하거나 그 기업 특유의 경영노하우가 관리인에게 전수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시행된 통합도산법은 미국의 ‘기존 관리인 유지제도’(DIP)를 도입해 원칙적으로 기존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게 하거나 관리인을 별도로 선임하지 않고 기존경영자를 관리인으로 간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존경영자들은 법정관리경험이 있거나 관련교육을 받은 관리인들과는 달리 회생절차의 기본이념이나 절차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으며 기존 기업경영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고 수석부장판사는 “감사는 본래 임무인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리인과 임직원에 대해 감독과 견제의 소임을 철저히 하는 한편 때로는 기업회생제도의 기본이념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상담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감사가 예전에는 법원에서 선임한 사람이었으나 현재는 기존 경영자가 선임되기 때문에 법원은 감사를 통해 회생회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평정 나쁜 감사 과감히 퇴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앞으로 임기만료된 감사를 그대로 연임시키지 않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연임여부를 결정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연임을 희망하는 감사는 회생회사 재직시절 성과와 실적, 개선조치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감사실적보고서를 임기만료 1개월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 법원은 또 감사가 제출하는 보고서의 형식 및 내용을 평가해 평정표에 기록하는 한편 감사의 대면보고 및 수시보고의 횟수 및 충실성 등을 매번 평정해 인사기록을 남겨 놓을 예정이다. 인사기록은 감사의 연임, 타 회사로의 전임 및 관리인 임명 등 각종 인사과정에서 적극 활용된다. 유능하고 성실한 감사는 연임은 물론이고 투명경영에 대한 역할과 기여도에 따라 연봉이 인상되는 등 공헌도에 상응한 처우를 보장받게 되지만, 평정이 나쁜 감사는 연임에서 제외된다. 1년간 단임하고 퇴임하는 감사가 심심찮게 발생할 전망이다. ◇ “감사선임 ‘회생절차개시’ 때로 앞당긴다”= 현재 회생실무준칙 제4호 ‘감사의 선임과 업무수행에 관한 지침’ 2호에 의하면 법원은 회생계획이 인가된 후 채무자의 감사를 선임해 관리인의 경영과 회생계획 수행활동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을 비롯한 여러 업종의 경우 초기에 각종 비리, 은폐요소가 많아 감사가 회생계획인가 이전인 재산조사, 회생계획 수립과정부터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감사들의 지적이 끊이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파산부는 감사선임시기를 ‘회생절차 개시시’로 앞당겨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이 때부터가 채무자의 성공적인 회생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이므로 보다 강화된 법원의 관리감독을 통해 정확한 자산 및 부채평가와 수지계획 작성으로 합리적인 회생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파산부는 앞으로 경영진의 비위가 발생한 경우 관리인 문책에 앞서 감사를 먼저 문책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또 상법 제414조에 따라 감사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게을리 해 회사 또는 임직원의 비위를 발견하지 못해 회사가 손해를 입은 경우 감사는 회사 및 제3자에 대해 손해를 배상하게 된다. 한편 감사는 앞으로 적어도 2개월에 1번씩 정기적으로 주심판사를 만나 그동안 회생회사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보고를 해야한다. 고 수석부장판사는 “정기적인 대면보고를 실시하면 다양한 보고와 의견교환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2개월마다 이뤄지는 대면보고만으로 감사의 다른 보고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정기적인 대면보고 외에도 특별한 안건이 생기면 언제든지 대면보고를 통해 재판부에 보고를 해야 한다”고 수시보고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또 “감사가 재판부의 눈과 귀가 돼 재판부가 하나하나 살펴볼 수 없는 회생회사의 현황과 내막을 살펴본 후 감사의 입을 통해 회생회사의 실정을 재판부에 직접 전달해 달라”며 “특히 이사 이상의 직에 있는 사람이 관련된 비위사실을 발견한 때, 회생회사 내부의 특이사정으로 공개가 부적절한 사항 등 통상적인 체계를 거쳐서는 보고하기에 부적절한 사항은 대면보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irene@lawtimes.co.kr Copyright (c) The LawTimes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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