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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잘못으로 우편물 못받았어도 국가책임 못물어
집배원 잘못으로 우편물 못받았어도 국가책임 못물어 "직무상 위반행위와 발송인이 입은 손해 사이 인과관계 없어" 대법원, 원고승소 원심파기 집배원의 직무위반행위로 내용증명우편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동부화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6가8132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등기우편물에 관한 우편역무종사자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할 경우 국가가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책임은 직무상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에 한해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내용증명우편물에는 거래관계의 이행?보?소멸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표시가 담겨있을 수 있지만 접수우체국에서 거래내용을 일일이 확인해 차등을 둬 우편역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또 우편물에 담긴 의사표시가 도달되지 않거나 도달에 관한 증명기능이 발휘되지 않아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발생의 위험까지 감안해 요금을 책정하고 우편역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우편집배원으로서도 거래관계의 존부 및 내용을 예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편물이 제대로 도달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손해에 대해서까지 국가에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게 된다면 발송인 등이 제3자와 개별적으로 맺은 각양각색의 거래관계와 관련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국가에 책임을 추궁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편역무 종사자가 직무규정을 위반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상 위반과 이로 인해 발송인 등이 제3자와 맺은 거래관계의 성립·이행·소멸 등과 관련해 입게 된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동부화재는 지난 98년 1년 약정으로 이모씨와 차량보험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씨가 분납보험료를 계속 연체하자 동부화재는 “지정된 납입기일까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보험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의 등기우편물을 발송했다. 이씨 집에 등기우편물을 배달하러간 집배원 조모씨는 집에 아무도 없자 마치 이씨가 수령한 것처럼 우편물수령증에 본인이 직접 서명한 뒤 자리를 떴다. 내용증명이 왔던 사실도 모른채 지내던 이씨는 99년3월 부인이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지급을 청구했으나 동부화재측이 내용증명을 근거로 보험이 해지됐다고 거절하자 “해지통보 우편물을 수령한 사실이 없다”며 동부화재를 상대로 보험금지급소송을 내 승소했다. 동부화재가 판결금 및 소송비용 등으로 들인 비용은 3,500여만원에 달했다. 그러자 동부화재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며 1·2심 모두 “집배원의 잘못으로 동부화재측이 손해를 입었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류인하 기자 acha@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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