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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업체, 대형마트에 판매사원 파견 안해도 된다
납품업체, 대형마트에 판매사원 파견 안해도 된다 "거래상 지위이용해 상대방에 경제적 이익제공 강요… 불법행위 해당"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앞으로는 납품업자들이 대형할인점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해오던 판매사원의 파견을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대형할인점이 납품업자를 상대로 판촉사원을 파견하도록 하는 것은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거래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모(52)씨는 2000~2003년 대형할인판매업체인 이랜드 리테일(구 한국까르푸)과 황태포를 납품계약을 맺고 마트 8~9곳에 황태포 판매사원을 파견했다. 그러나 실제로 파견사원을 선발하고 관리한 것은 오씨가 아니라 이랜드 리테일이었다. 서류상으로만 오씨가 직접 채용하고 파견한 것으로 돼 있었다. 그에게는 파견직원의 월급지급과 고용주로서의 책임만이 있을 뿐이었다. 오씨는 결국 2003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며 이랜드 리테일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냈다. 이와함께 97년 첫 거래계약을 맺은 뒤 99년께 까르푸측이 일방적으로 생굴, 황태포 납품계약을 종료해 입었던 손해액 2억원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지만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비록 대형할인점과 납품업체간에 경제적 지위에 격차가 있더라도 오씨가 협력사원을 파견하고 판매행위 외의 다른 업무를 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형할인점이 남품업자에게 판촉사원파견을 요구하고, 판촉업무와 관련없는 일을 맡기는 등의 행위는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23일 오씨가 (주)이랜드 리테일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협력사원 인권비 청구부분에 대해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규모 소매점업자가 납품업자에게 판촉사원을 파견하도록 한 것이 피고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거래상대방에게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면 민사상 불법행위가 성립하므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오씨는 피고와 직매입거래를 맺고 황태포를 납품하면서 8~9개 영업점에 협력사원을 파견했고 이들은 오씨가 직접 채용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은 피고가 직접 면접 후 협력사원을 채용하고 근무시간, 급여 등 제반사항을 결정하고 오씨는 인건비만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오씨는 협력사원이 업무상 재해 등을 입었을 경우 고용주로서 전적인 책임을 부담하고, 협력사원에 의해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경우 피고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을 했다”며 “협력사원들은 황태포 판매행위 외에도 납품물과 관련없는 업무도 해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오씨와 피고사이에 파견종업원의 조건 등에 관해 사전에 서면약정을 하지도 않았던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이러한 행위는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거래상대방에게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류인하 기자 acha@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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