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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동시접수된 집회신고 모두 반려는 '위헌'"
헌재 "동시접수된 집회신고 모두 반려는 '위헌'" 삼성본관앞 집회신고 경쟁 "접수순위 정해야" 경찰이 물리적 충돌 우려를 내세워 같은 장소에 대해 동시 접수된 집회신고를 모두 반려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목영준 재판관)는 화학석유산업노조 등이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삼성본관과 삼성생명 건물 사이에서 집회를 하기 위해 남대문경찰서에 집회신고서를 냈다가 9차례 반려당한 뒤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사건에 대해 재판관 7명의 의견에 따라 위헌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남대문경찰서장이 노조측과 삼성에서 신고한 옥외집회의 시간과 장소가 겹친다는 이유로 아무런 법률상 근거도 없이 양쪽의 신고서를 반려했다"며 "집회의 자유는 법률에 의해서만 제한할 수 있고 법률에 정해지지 않은 방법으로 제한할 때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할 필요 없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부는 "법의 집행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기관인 남대문서는 집회의 자유를 제한할 때 실무상 아무리 어렵더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접수순위를 확정하려는 최선의 노력을 한 뒤 나중에 접수된 집회를 제한하거나 금지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만일 접수순위를 정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로 중복신고된 모든 옥외집회의 개최가 법률적 근거없이 불허된다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집회의 사전 허가를 금지한 헌법 조항이 무의미한 규정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 가운데 이동흡 재판관은 "집회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라 집회 신고가 된 이상 그 효력이 발생한 것이고 남대문서에서 집회신고서를 반려했다고 해도 그것이 집시법에서 정한 집회 금지나 제한 통고가 아닌 이상 이미 완료된 신고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조대현 재판관은 "남대문서의 반려행위는 집회금지 통고로 봐야 하고 이 제도는 옥외집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고도 적절한 것"이라며 합헌 의견을 냈다. 노조 측에서는 지난해 3월 자정께 남대문서 회전문을 밀고 들어가 다음날 오전 9시가 되자마자 집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경찰은 "같은 시간에 삼성 측에서 동일한 장소에서 집회를 하겠다는 신고서를 제출해 충돌이 우려된다"며 양측의 신고를 모두 반려했다. 노조는 이후에도 같은 방법으로 집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9차례나 반려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서울=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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