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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나와도 알리바이 있으면 무죄
"지문 나와도 알리바이 있으면 무죄"<부산지법> 지문감식 의존 수사관행에 제동..논란예상 범행현장에서 용의자의 지문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확실한 알리바이가 입증됐다면 지문감식 결과만으로 유죄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부산지법 형사4단독 박준용 판사는 절도 및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모(57)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3월 8일 오후 3시부터 오후 7시 30분 사이 부산 사하구의 한 빈집에 유리창을 부수고 침입해 안방에서 35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검찰은 이 씨가 범인이라는 결정적 근거로 절도현장 큰방 화장대 문갑에서 발견된 지문이 이 씨의 왼쪽 둘째 손가락의 지문과 일치하는 점을 내세웠다. 검찰은 지문감식 결과 통상 동일한 특징점이 12개 이상이면 동일한 지문으로 판정하고 있으나, 이번 경우는 동일한 특징점이 23개가 나와 이 씨의 지문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점 업주인 이 씨는 범행 시간으로 지목된 당일 오후 1시부터 3시간 동안 대한적십자사가 실시한 위생교육에 참석한 사실을 증거로 내세웠다. 이 씨는 또 교육을 마친 뒤 함께 교육받은 이웃 업주들과 당일 오후 6시 45분까지 이웃 주점에 있었고, 이후 영업준비에 바빴다는 사실을 이웃 업주들을 증인으로 내세우면서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통상의 경우라면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지문은 강력하고도 결정적인 유죄의 증거가 된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의 경우에는 지문과는 양립할 수 없는 이 씨의 알리바이 주장 또한 상당한 정도로 입증됐다고 할 수 있어 달리 이 씨를 범인이라고 인정할만한 객관적인 정황이나 간접사실 등에 관한 입증이 없는 이상 지문감식 결과만으로는 유죄로 단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결정적인 증거 수집 방법으로 지문감식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관행에 일정 정도 제동을 건 것으로 보여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이번 판결 결과에 크게 반발, 즉각 항소키로 했다. (부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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